명쾌, 상쾌, 통쾌한 포스트

욕하면서 구독을 멈출 수 없는 ㅍㅍㅅㅅ에 보는 순간 XX을 탁 치게 만드는 포스트가 올라왔다. 이런 글을 볼 때는 정말 폭풍설사와 같은 통쾌함이 느껴진다.

링크는 여기. 내용은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전재를 한다. 혹시 문제가 되면 바로 삭제 예정.

이 판국에서 개새끼 구분하는 법

딱 3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1. 총리교체론

거국총리, 중립 총리, 여야합의 총리, 거국중립여야합의총리, 의회 총리 등등 무슨 이름이 붙든 간에 지금까지도 총리 교체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놈들은 보통 개새끼입니다.

국무총리의 임명권자는 대통령입니다. 그 대통령에게 잘 이야기해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총리로 바꾸시죠?” 라고 이야기할 것 같으면, 그래서 그게 통할 것 같으면… 그냥 박근혜 당신 지금 물러나세요, 라고 말하면 됩니다.

황교안이 너무너무 무섭다고요? 4% 지지율 대통령의 권력을 승계한 권한대행의 권력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별걸 다 무서워하십니다.

 

2. 임기 내 개헌론

내각제, 중임제, 양원제, 이원 집중제 등등등 뭐든 좋습니다. 이걸 탄핵과 더불어 새 정부 출범 이전에 하자고 주장하는 놈들은 개새끼입니다. 내각제가 정말 하고 싶다고 칩시다. 그래서 그 내각제를 하는데 1년을 못 기다려요? 지금 당장 내각제를 해야 한다고요?

지금 내각제니 뭐니 개헌 주장하는 애들의 면면을 살펴보세요. 그중에서 지지율 10% 넘는 사람 있나 한번 살펴보세요. 그냥 대선 나가는 건 안 되니깐 내각제로 어떻게든 비벼서 거기서 뜯어 먹으려고 하는 것. 그거 말고 뭐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다들 알고 있는 당연한 개헌의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개헌이 필요하다면, 대선후보로서 개헌의 공약을 내걸고 이를 국민들에게 설득하면서 선거를 통해 이를 추인받는 것입니다.

개헌은 다음과 같은 절차가 있습니다.

  1. 국회나 대통령의 발의
  2. 국민투표
  3. 국회 의결

이 중에서 뭐가 제일 중요할까요? 정답은 4번, 국민에 대한 설득과 동의 절차입니다. 헌법전에 나오지 않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국민의 의사가 통합되어 가는 과정 그 자체가 개헌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당장 물어보겠습니다. 개헌이 필요한가요? 어떤 개헌인가요? 거리에서 개헌에 대한 구호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87년에는 개헌과 선거를 함께 했다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때 거리의 구호는 ‘호헌철폐’입니다. 저는 주로 ‘개헌 철폐’를 구호로 삼고 있습니다. 비슷도 아니한 걸 갖다 붙이려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3. 중도통합론, 제3지대론, 친문친박배제론

다 똑같은 말입니다. 그냥 미지근한 애들끼리 한번 모여서 미지근해져 보자는 이야기 같은데. 문제는 미지근한 게 아니라 개새끼들이라는 것입니다.

가장 악의적인 사람들입니다. 세상에나, ‘친문 친박 배제론’이라니요. 친문과 친박을 동일시하여 은근슬쩍 자기를 차별화하려고 합니다. 그걸 김무성이 하고, 그 소리를 안철수가 화답하고 있답니다. 참 나쁜 사람들입니다.

대한민국 정치사상 최악의 구호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것을 ‘3김 청산’이라 생각합니다. 유신 본당 독재의 하수인 김종필과 그놈들에게 살해의 위협을 받고 고난당한 김대중을 같은 선상에 놓는 짓을 하는 것입니다. 김대중과 김종필의 같은 점은 김 씨라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걸 하나로 묶은 놈들이 있고, 그 의도도 분명합니다. 김대중이라는 위인을 욕보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친문과 친박을 패키지로 묶는다고요? 둘이 뭐가 같길래요? 도둑과 경찰은 둘 다 뛴다는 점만 같습니다. 그 외에는 정반대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워딩을 구사합니다. 어떤 관용도 불필요한 자들입니다.

 

결론

리스트를 정리해 봅니다.

  1. 총리 교체론자 : 손학규, 이용호(국민의당 원내대변인)
  2. 조기 개헌론자 : 김무성, 김종인, 이철우, 홍문표, 손학규, 박지원
  3. 친문친박 패키징론자 : 안철수, 김무성, 정의화, 손학규, 박영선

제보 주시면 환영합니다. 이제부터 모호하게 안 갑니다. 딱 짚어서 바로 리스트 작성 들어갑니다.

원문 : 하승주의 페이스북

 

RIP, El Comand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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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uniform that celebrates hard work and loor? (AP Photo / Alex Castro)

이념 대결과 냉전을 거치며 근대 세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된 카스트로가 90세로 사망했다. 누군가에게 이상향이었고, 누군가에겐 악몽과 같았던 혁명가자신의 말대로 시간이 지나 역사의 재판장에 들어서게 되었다. 평안한 잠을 축하하되, 역사의 법정에서도 승리하기를 기원한다.

“Condemn me. It does not matter. History will absolve me.”

또 다른 자기 예언의 실현.  AKA 약속왕 카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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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ing hedgehog prediction

Nate Silver의 책 <The signal and the noise>를 보다보니 마치 액자 속의 액자가 반복되는 플롯같이 재미있는 지점이 나타난다. 아마존 이북 기준으로 55 / 534에 나오는 문장:

In 2010, Morris predicted that the Republicans could easily win one hundred seats in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18 In 2011, he said that Donald Trump would run for the Republican nomination— and had a “damn good” chance of winning it.

푸하하하하하!!! ‘Dick’ Morris라는 사람이 티비에서 나대기 위해 오히려 더 틀릴법한 예측을 담대하게 해댄다는 사례로 저걸 제시하고, 뒤이은 문단에서 이 말이 나온 지 2주 뒤에 트럼프가 경선 참여를 포기했다는 말을 덧붙인다. 이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다. 네이트 실버의 가슴은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가 당선인이 되었을 때의 나의 심정보다 아마 몇배는 더 처참할 것이다.

우좌지간 지금까지 읽은 부분에서 네이트실버가 지적하는 예측의 오류들, 위험성들, 비과학적 접근법 등의 종합선물세트가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미국 대선에 임한 (네이트 실버를 포함한) 미국의 여론조사기관과 예측기관들이었다. 네이트 실버가 소위 경험적 가중치를 조작해서 실제보다 힐러리의 당선 확률을 낮게 평가하네 어쩌네 하면서 다른 통계학자와 서로 과학도 아니네 소설이네 싸운 게 대선 바로 며칠 전이다. 네이트와 논쟁 상대는 서로 누가 맞는지 보자며 큰소리쳤지만, 네이트의 예측이 트럼프 승리확률을 좀 높게 봤다고 해서 그 확률의 차이가 승리 마진의 차이는 아니니 사실 둘다 쇼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좌지간. 네이트 실버는 다른 사람들의 예측 실패를 자료와 근거삼아 자신의 예측 실패를 책 한권을 써서 예측. 혹은 증명했다. ㅎㅎ

예측을 잘 했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가 있었을까? 근본적으로 예측이 가지는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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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입 좀 다물라. @@

그림자 노동

읽은 책 업데이트: <그림자 노동> 이반 일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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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붙이기는 언제나 중요하다. 보통 대화의 언어건, 정치인의 언어건, 비즈니스 언어 혹은 마케팅의 언어이건 간결하고 직관적인 이름붙이기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반 일리치가 명명한 ‘그림자 노동’이라는 단어도 강력한 이름짓기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신자유주의 반대 말고 구체적인 대안이 뭐냐를 생각해보면, 현실사회주의가 끝장나고, 경제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사민주의 국가들까지 힘을 잃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별 답이 없다. 지젝이 멋지게 만들어내는 실재의 틈 따위는 그의 두껍고 독해가 어려운 책 속에 숨어 있기만 하다.  똑똑하되 이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수정주의자라는 딱지는 우리 세대에겐 오히려 완장같은 의미로 변한다. 극렬한 저항에 몰두하다가 숲으로 들어가서 멋들어진 인생을 산 것 같은 소로우의 월든을 지나 60년대 히피들이 시도하던 꿈같은 마약마을, 몇몇 종교적 극단에 있는 커뮤니티로 흘러간 새로운 대안 사회는 다 부질없기만 하다. 이런 이유로 이반 일리치의 책들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반문명주의는 문명의 진보를 대책도 없이 무시한다는 점에서 종북보다 더 시대착오적이지 않은가. 아마 나에게는 이반 일리치에게 그런 선입견이 있었나보다. 그런 선입견은 그림자 노동이라는 멋들어진 책 이름으로 한 번에 무너지긴 했지만.

내용에 동의하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 역사학자의 무궁무진한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미셸 푸코가 철학을 고고학, 역사학으로 풀어내며 역사학이라는 학문적 접근법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보여주었고, 하워드 진이 제시한 민중역사 관점은 그러한 방법론이 역사학 문맥 안에서 얼마나 상식적이고 유용한 것인지를 증명한다. 이반 일리치의 통찰 또한 이들과 같이 역사에서 온다. 국정교과서 소동이나 벌어지고 있고, 민족주의 사관과 식민주의 사관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고고학이나 사료에 기반한 orthodox한 역사학 방법론으로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내지도 못하는 한국 현실이 한숨만 나오게 한다. 물론 학계에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그것도 자신이 없다. 그저, 학창시절 배우는 역사만이라도 역사학이 가진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게 꾸며졌으면 좋겠다.

중앙, 그림을 그리다.

JTBC가 날개를 달면서 중앙일보 그룹이 얼마나 겁나는 힘을 비축했는지 쓴 적이 있다. 이 백년동안 진 적이 없는 가문은 내년 대선에 키를 틀어쥐고 있게 되었다. 슬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월간 중앙에서는 극우층이나 자본계급에게 새롭게 그리는 판을 던지고, 중앙일보에서는 슬슬 청와대 논리를 받아써주면서 상황 전개에 잡음을 섞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이제 거침없이 나아가는 JTBC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검찰발 루머를 받아쓰기 혹은 왜곡확대하던 기레기들이나 다름없이 검찰발 디테일들을 단독 딱지를 붙여 마구 던지기 시작한다.

결국 이모양 이꼴의 펀더멘털이나 다름없는 검찰과 언론이 상황 수습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번엔 좀 다르려나… 펀더멘털이 튼튼해서 끄떡없다던 한국경제가 한방에 넘어간게 벌써 20년 전이다. 무너지자마자 IMF 세력이 들어와 던진 어젠더가 그 이후 한국사회를 완전히 재설계하는 설계도가 되었다. 올해 연말연초에 나오는 어젠더들이 내년과 그 이후를 결정할 것이다. 하이예나말고 제대로 된 어젠더 셋팅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 언론에 그걸 할 깜이 있기나 할까.

 

중앙 일당의 작당 업데이트, 생각날때마다.

2016.11.24 JTBC:

[인터뷰] 김무성 “탄핵, 부결되지 않을 것..비극 막기 위해 개헌해야”
손석희 입력 2016.11.24 22:30 수정 2016.11.24 22:47

김무성 주목. 뉴스룸까지 불러다가 JTBC 논조는 부곽

2016.11.27 중앙일보:

개헌 추진 세력 끌어모다 反문재인 연대 나선다
20150813 추가 [중앙일보] 입력 2016.11.27 04:09 수정 2016.11.27 09:23

하놔 이색기들 진짜… 김종인, 안철수, 손학규에다가 딱지 붙이는 거 봐라 진짜.

2016.11.28 중앙일보:

[단독] 김무성 “박 대통령 만난 게 정치인생 중 가장 후회스러워”
서승욱.이충형.김현동 입력 2016.11.28 02:32 수정 2016.11.28 08:35

김무성 일병 구하는 척 잠룡 터전 바꿔치기 시전 中

Presidential term

어떤 프로그램에서 기자인지 토크쇼 진행자인지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묻는다. 도대체 미국 대통령들은 무슨 법칙 같은거라도 있느냐. 왜들 그렇게 임기초에는 멀쩡하다가 임기말이 되면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늙어버리는가. 라는 질문. 직무의 무게가 그렇게 만들기도 하지만, 본인은 그 직무를 좋아했다는 우문 현답이 이이졌다.

요즘 인터넷 곳곳에는 신박한 게시물들이 넘쳐난다. 키보드 워리어들에게 때아닌 만족감을 주는 시절이다. 아래는 임기 동안 그 막중한 권한과 책임에 매진한 사람들이 어떻게 늙어가는지를 비교한 신박한 게시물에서 따왔다. 원본 출처는 모르겠다.

1993-2001-clinton
Bill Clinton, 1993 vs.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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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ck Obama, 2008 vs 2016
2009-2016-obama
Barack Obama, 2009 v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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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a Merkel, 2005 vs 2016

 

 

 

그리고… 회자되는 미스테리를 해결해주는 열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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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rongman’s Daughter, 2004 vs 2016

 

 

 

그리고 전 세계인의 희망 하나:

2016-2020-tr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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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 www.privacy.go.kr

요즘 이 쪽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하다 보면 정말 최선생님 말고도 한국이 얼마나 한심한 나라인지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첨부한 화면 갈무리는 정부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정책 소개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맞딱드리는 화면이다. 맥북 프로에서 크롬으로 접근하면 이런 경고가 뜨고, 사파리로 접근하면 certified 안된 사이트인데 괜찮겠냐는 질의창이 뜬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한 번 웃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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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일상

나라가 개판이 되도 일상은 잠시라도 쉬어가는 법이 없다. 새로 시작한 일상은 또 나름대로 즐겁다. 뭐든 꾸준해야 하는 이유다.

주진우 책

답답한 시국에 뭔가 속풀이할만한 책이 있을까 해서 죽이자 주기자로 유명한 주진우씨의 책을 두 권 연속으로 읽었다. 기자가 쓴 글이지만 전혀 기사같지 않다. 싸구려 호프집에서 잔뜩 물에 탄 맥주를 마시며 수다쟁이 동네 형이 늘어놓는 활극을 듣는 느낌이다.

<주기자의 사법활극, 주진우, 2012>, <주기자: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두 권이다.

첫번째는 당연히 ‘이 사람 참 대단하다’를 느낀다. 나꼼수 인물들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자존심, 저돌성에 허세까지 갖추고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까지 밀어부치는 사람이면 대단한게 맞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정신과전문의 정혜신이 뭔가 트라우마를 찾아내려할 정도로 강한 불의에 집요한 저항이 처절하기 이를 데 없다. 삼성, 종교, 정권비리가 전문이라니… 말 다했다.

두번째는 도대체 일개 주간지 기자가 이 정도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많은데, 실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왜 실체적 진실대로 흘러가지 않는가하는 놀라움이다. 주진우라는 기자의 존재 자체가 그를 제외한 거의 모든 언론인들이 바보 아니면 개새끼라는 증명이다. 또 항상 세상은 바보 아니면 개새끼인 놈들이 망치고 만다. 윤리관이나 정치적인 지향점이 서로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기자라는 사람들이 실체적 진실을 완벽하게 배반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새삼 놀랍다. 하긴 사이비 교주의 딸이 꼭둑각시 대통령을 내세워서 온 나라를 취향대로 주무를 때 한국을 움직이는 파워엘리트 계층은 근 4년간 침묵을 지켜왔다. 정치인, 정당인, 검찰, 재벌 및 그 엘리트 하수인들, 그리고 언론인들은 묵묵히 동조하고 협력하며 실체적 진실의 한심함을 외면해 왔다. 경찰이나 하위 공무원, 준 정부 조직들은 그냥 손발일 뿐이긴 하지만 내부고발자 한 명 배출하지 못하는 생계형 개새끼이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기자만 그런 것이 아니고 그냥 우리 나라가 다 그런 것이다.

세번째는 질투다. 기자가 되고 싶었던 시절이 있다. 언론고시라는 정말 내키지 않는 진입 장벽에 근처도 가기 싫어서 마음만 움직였다가 포기했다. 시험으로 대학까지 갔는데 하고 싶은 일마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 징글징글했다. 주진우처럼 할 수 없었을지라도 적어도 한 패거리가 되서 답답함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살거나, 아니면 미치거나, 혹은 어쩌면 주진우 근방에서 자기파괴로 세상에 보은하면서 살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잘난척하고 싶은 에너지가 근 이십년간 나를 이끌고 망가뜨린 것을 볼 때, 의외로 기자에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욱 아쉽다.

12일 집회에서 사람들이 외치는 노랫소리 중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가 아주 거슬렸다. 예전에 남대문이 이명박 시대의 캐리커쳐처럼 불타버렸을 때 사람들은 ‘숭례문’이라는 죽은 단어를 불러왔다. 어떤 단어가 상징으로 떠오를 때 그 상징이 드리우는 그림자는 그것이 부재한 현실을 상정한다. 무언가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죽은 것을 다른 식으로 끌어내어 숭배하기 시작한다. 구미태생 반인반신이 그렇고, 자살한 대통령이 그렇고, 트럼프가 되살린 위대한 미국이 그렇8994973230_1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남한은 잃고 대한민국을 소환했고, 그것이 민주공화국이라고 되새김질하며 현실에서 파내어진 것을 갈망한다. 무리한 비유같다면, 주진우 책을 보자. 거기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실체적 진실이 빼꼼히 꼬리를 드러내고 있다. 대한민국도 아니고 민주공화국도 아닌, 아직 누구도 그 실체를 제대로 명명조차 하지 못한 괴물이 거기에 있다. 그 꼬리를 죽자고 붙들고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있는 주진우 기자에게 감사할 뿐이다.
최근에 나온 <악마 기자, 정의 사제>도 읽어야 겠다. 수익금은 모두 군자금으로 쓴단다.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