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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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아마 죽을 때까지 세월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눈물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가슴을 수술칼로 베어내는 것 같고, 눈두덩을 인두로 지지는 것 같다. 그 때처럼 뉴스 보기도 어렵다. 뭔가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없다. 그저 억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는 일들이 벌어졌으면 좋겠다. 그 정도는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마음에 콱 박히는 사설이 있어서 인용해 놓는다. 세월호 2차 가해자 위키가 필요하지 않을까.

[세상읽기]세월호 ‘2차 가해자’는 누구인가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3242127035&code=990100#csidxd3e936044e091eea5e636fae386eb06

‘2차 가해’란 성폭력과 아동폭력 등 각종 폭력의 희생자에게 가해자 혹은 제3자가 다시 언어와 사회적 압력 등을 통하여 고통을 가하는 행위이다.

지난 3년간 우리는 희생자 유족들과 생존자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행되어 온 이러한 ‘2차 가해’는 구조적인 것이었다. 다시 말해 몇몇 개인들 및 집단들의 일탈 행위에서 빚어진 것이 아니라, 다름 아닌 국가기구의 지휘 아래에 사회 전체가 총동원되어 자행된 조직적, 체계적 성격의 범죄였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혹이다.

먼저 당시의 여당 정치인들이 ‘세월호’라는 주제에 대해 실로 가공할 만한 막말과 허위 사실들을 유포하기 시작하였고, 세월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좌파 불순 세력의 정치적 표식으로 낙인찍어 버렸다. 여러 언론 매체들은…(중략)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다양한 담론과 열쇳말들을 창의적으로 발명해냈다.

여기에 얼굴 없는 개인들 혹은 검은 세력은 세월호 유족들과 보상금 액수 등을 이야깃감으로 삼아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가짜 뉴스’를 양산하여 카톡과 여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였다. 일부 일선 학교에서는 ‘세월호 리본’을 달고 다니는 학생들을 겁박하고 불이익을 주기도 하였으며, 공영방송의 한 기자는 이 리본을 달고 출전한 인기 야구 선수를 ‘부적절한 정치 행위자’로 몰아붙이기도 하였다. 유족들의 애끊는 단식 현장에 나타나 ‘폭식 투쟁’을 벌이는 패륜 집단들까지 창궐하였다.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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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조남주, 2016

82년에 태어난 여아 중에 가장 흔한 이름이 김지영이라고 한다. 주제와 소재, 이야기의 힘을 더하는 방식, 동시대인으로서의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내게 특별한 소설이었다.

최근 한국에서 페미니즘은 떠오르는 사회적 주제다. 차별적인 태도들이 쌓여서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 여성들과 갈등을 빚고 사건사고가 많아지기 시작한다.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신랄한 미러링에서 시작한 운동이 어떻게 똑같은 방식으로 일그러지는지도 목격했다. 사회적으로 떠들석한 주제는 변화를 가져오는 에너지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언제나 환영한다. 그런데 이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는 에너지를 더 증폭하기 위해 필요한 ‘이야깃거리’ 혹은 ‘먹거리’가 너무나 빈약했다. 그 동안 이 분야에서 묵묵히 싸워온 사람들, 혹은 부지런히 번역해 놓은 페미니즘 책들, 혹은 학문의 분야에서 이룩한 담론들이 부족한 것이다. 사람이 죽고, 다치고, 갈등이 역치를 넘어서려고 하는 와중에도 이를 공론화하고 이야기할 사회적 자산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기껏 서유럽의 중학생 상식 정도나 되는 팜플릿 책으로 나와서 8천원 돈 받고 팔리기도 하고, 때맞춰 학계, 문학계, 예술계의 오랜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전선은 항상 흐려지고 만다. 이 책은 과열되고 촛점을 잃은 바보들의 외침 속에서 잔잔하지만 마음에 확 퍼지는 목소리로 말을 건낸다. 이 모든 소란이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살펴보자고. 그건 어떤 개인의 책임과 문제가 아닌 개인이면서 집단이면서 한국 사회가 아로새겨진 김지영씨를 위한 것이라고. 그녀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자고. 그렇게 하염없이 평범하면서도 이토록 특별한 김지영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시대를 조명하는 소설적 시도는 제빵업계의 초콜릿 케이크만큼이나 하나의 장르를 이룰 정도로 흔한 것이다. 물론 소품보다는 두꺼운 대작으로, 한 개인보다는 세대에 등장하는 사람들로 복잡하고 두터운 시대를 드러내려고 한다. 인물들은 각각의 개인적 인과관계를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지만, 그 전체가 모이면 하나의 시대를 스스로 읊조리게 된다. 이 책도 김지영씨의 인생을 통해 우리 시대의 여성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그런데 그 개인이 만드는 이야기가 절대 특별하지 않다. 고민 상담해준답시고 돈을 버는 부류들 (무슨무슨 스님들, 철학자들, 에세이스트들, 방송인들)의 책상에 수북히 쌓일법한 이야기들.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평범한 이야기에 톡 쏘는 답을 주기 위해 선택된 소재들이 이어진다. 디테일들은 훌륭하다. 국민학교 시절 남자 먼저 번호를 쓴다는 사실은 나는 기억하지도 못하지만, 아내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세부 사항이다. 결국 드라마가 없는 에피소드들을 생생하게 살려내며 이어붙이는 것은 그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세부 사항들에 있다. 세부사항이 시야를 가로막으며 전체를 추측하게 만드는 시도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이야기와 세부사항을 엮는 것만으로 리듬을 만들어내는 것도 자못 흥미로웠다.

이 모든 이야기가 나와 동시대인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이 명시적, 묵시적으로 말하는 많은 것들이 내 살아온 삶에 상응하는 지점들을 자극했다는 것도 나에게 특별함을 더했다. 나에게 누이는 없지만, 그런 삶을 살아온 아내가 있고, 소설 속의 어머니가 있고, 친구와 동료들이 있다. 나는 때때로 김지영씨의 아버지를 내보이기도 하고, 그녀 남편의 한 조각을 품고 있기도 하고, 그녀에서 폭언을 던지는 어떤 한국 남자와 닮아있기도 하다. 담담한 김지영씨의 자서전같은 독백들 속에서 나의 파편들을 계속 발견하는 경험은 작지만 묘한 쾌감과 함께 엄청난 부끄러움을 주었다.

이런 평범한 이야기들에 한 술 더 떠서 여성의 삶과 관련된 사회적 통계 숫자들을 독백처럼 붙여놓느다. 에피소드 한 토막을 들려주고, 이것이 김지영씨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아누 빈번하게 혹은 광범위하게 겪는 문제라는 것을 숫자로 결론짓는다. 소설이 아니라 다큐가 되어버리는, 그래서 소설적인 몰입에서 탈선할 수도 있는 시도를 태연하게 계속한다. 몰입보다 부채의식을 환기하면서 읽기를 계속하게 하는 효과는 있겠다. 개인적으로 좀 더 소설 본연의 효과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내 독서에서는 수치가 등장할 때마다 몰입에서 벗어나 책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사회학 이론서나 철학 이론서도 읽는 사람 입장에서 소설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글읽기로 구분한다. 갑자기 통계치가 등장하는 순간 읽기의 방식이 어긋나면서 자주 기어를 바꿔 넣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충분히 담담하게, 충분히 세심하게 주제를 성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걸 꼭 작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소설이 세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나 많다. 소설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작품들이 할 수 있는 일중에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것이 이런 일일 것이다. 더 많은 한국 예술들이 광주에 대해서, 세월호에 대해서, 서민에 대해서, 노동자에 대해서, 그리고 여성과 모든 소수자들에 대해서 빛나는 이야기들을 해줘야 한다. 교과서는 그들이 고칠 수 있을지언정, 우리가 읽고 사랑하는 예술작품들은 언제나 더 멋지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진실의 조각조각을 나누어 전달할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부르클린의 소녀

8984373060_1.jpg읽은 책 업데이트: 부르클린의 소녀

기욤 뮈소 (지은이) | 양영란 (옮긴이) | 밝은세상 | 2016-12-06 | 원제 La Fille de Brooklyn (2016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내일> 정도를 찾아 읽어봤던 소설가 기욤 뮈소. 가끔 들고 있을 때 폼나는 책들에 지쳤을 때 찾게 되는 소설가 리스트 중 최상단 군에 속하는 작가다. 번역자의 재능과 수고로움 때문인지 아니면 애초에 통속 소설로서 쉬운 프랑스어로 씌였기 때문인지 읽기가 쉽다. 쉬울 뿐만 아니라 그 문장들, 단락들이 엮어나가는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중학교 때 <영웅문>을 밤새워 읽어나가듯이 게걸스럽게 읽는다. 점점 오른 쪽에 쥔 페이지들이 얇아져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살아가는 일이 버겁고 힘들어서 잠시 웅크렸던 일요일에 한 권 가뿐이 읽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소설의 힘이 이런 것 아니겠는지.

설마가 사람잡는다.

이런 일이 정말 벌어지는구나…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사퇴…대선 출마하나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787036.html#csidx1808879597e54269cd3b54aaf22306a

중앙, jtbc, 그리고 무서운 홍씨 일가에 관해 적거나 언급했던 글들…

대선 출마보다는 수렴청정의 역할로 조선일보를 대체할 줄 알았더니… 이렇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줄은 몰랐다. 제발 더 이상 이 사람 일을 끄적일 일이 없으면 좋겠다….

리모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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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노프, 엠마뉘엘 카레르, 2015-01-15 | 원제 Limonov (2011년)

세계는 넓고 멋진 사람들은 끝도 없이 많다.

게다가 쓰레기 과에 속하는 사람들도 역사에 남을만큼 멋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너무 늦은 나이에 알게되어서 슬프다.

최근에 만난 찰스 부카우스키를 뛰어넘는 겁나게 막나가는 인물이 리모토프다. 확실히 소련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나는 너무 모르고 살았다. 공산주의의 헛된 꿈이라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맹목적인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는 기억에 눌어붙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유럽 전체와 맞먹는 문화, 역사, 제국이 바로 러시아다. 20세기 냉전에 미국에서 진 모습은 러시아가 가진 아주 단편적인 인상일 뿐이다. 1차 세계대전에서 나치에게 절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이겼고. 상상하던 세계를 직접 만들어 냈던, 그리고 실패했던 인간들이며. 20세기 후반 이후의 관점에서도 여전히 거칠고 러시아적인 파급력을 만들어내는 그런 곳이다.

에두아르도 리모노프라는 강렬한 개인에 대한 전기이지만, 작가의 독특한 접근과 명민한 거리두기가 소설처럼 읽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찰스 부카우스키의 강렬한 사진만큼이나, 이 형님도 사진에 포스가 절절 흐른다. 그의 몸에는 강렬한 역사가 새겨져 있다. 인간의 도전, 성공, 실패, 한계, 잔인함, 다정함, 이기심, 이타심, 질투, 경멸, 이용과 악용, 선과 악이 개인 리모노프 자체에 녹아들어 있고 그는 그 자체로 현대 역사가 된다. 솔직한 평가는 좋게 봐줘서 복합적이다. 오히려 그래서 삶이 진실이 그를 관통한다. 그의 책을 찾아 볼 용기는 별로 나지 않지만. ㅎㅎ

Eduard Limonov
그의 아내들. 전부 가수, 모델 아니면 배우뿐!

위로와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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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프레시안

 

애국일보, 미디어워치, 뉴데일리, 일베를 보고,

태극기와 성조기와 도저히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스라엘 국기도 흔들고,

정체불명의 군복에 십자가를 매기도 하고, 매국 역적들의 얼굴을 두르기도 하고,

한손에는 가스통 다른 손엔 라이터를, 아니면 죽창이건 방망이건 사다리건 뭐든 손에 잡히는 것을 휘두르며,

얼마 남지 않은 삶에서 자아 실현을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들을,

이미 실패한 것 같은 삶에서 아직 끝난게 아니라고 이를 악무는 그들을,

혹은 성찰없이 살아온 인생 말년에야 뒤늦은 모욕감을 이겨내려고 애쓰는 그들을,

그들의 상처를, 온 몸을 내던지는 저항을,

진심을 담아 위로하고,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그 분노와 힘을 똘똘 뭉쳐서 무언가 변화를 이루려고 노력해보기를 제안한다.

인류가 역사를 통해 증명한 이데올로기의 힘으로 상상도 못한 일을 해낼 거라 믿는다.

유유상종의 힘과 시간의 힘으로 점점 더 강하게 뭉치고 압력으로 작아지고 세월에 흩어지기를,

자신을 태워 정화를 증명하는 등신불처럼 찬란하게 산화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보수’가 함께하시길…

 

사족: 탄기국, 애국자, 박사모 등등 많은 이름이 있지만, 이제 곧 새누리당으로 정당을 창당하신다고 한다. 정말, 농담이 아니고, 비꼬기도 아니고! 10%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정당이 되기를 힘을 다해 기도한다! 제발! 빈다! 성공해라! 바른자유당도 먹어라! 제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