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먹는다.

그래도 나는 먹는다.

성수동 핑거팁스: 버거 훌륭한. 혼자 버거 두 알, 맥주 두 알 먹음. 골목길 찾기와 어리버리한 스탭 참기만 성공하면 됨

가락시장역 쌀모네 키친(발음 잘 모르겠음): 오만원 넘으면 찍어주는 도장 6개를 모아 플래터를 공짜로 먹다. 훈제연어가 최고.

롯데월드타워 애브뉴일인지에 있는 크리스탈제이드 뭔 급의 중식당: 맛있다. 디테일들은 마치 허우대는 좋지만 여기저기 허술한 중국 본토와 같다. 굴러다니는 플라스틱 국물 숟가락, 메뉴가 덕지덕지 그려져 있는 식탁 위 종이, 작은 맥주 한 병이 다 안들어가는 애매한 크기의 맥주잔, 소룡포보다 헐래벌떡 먼저 나오는 동파육 등등. 그래도 중국 음식에 존경을 보낸다.

끄적여둔 메모

인터넷 막혀있는 고객사에서 일하다보니 답답한 것들을 메모해놓고는 옮겨서 다듬어 놓을 시기를 자꾸 놓친다. 이미 허겁지겁 선거를 며칠 앞으로 남겨둔 상황이지만 특별히 답답했던 몇 가지를 메모 그대로 저장해놓는다.

 

안철수. 미치겠다.

그냥 조중동, 기업, 기존 정치권의 다수파가 적극 미는 놈만 피하면 된다. 진짜로. 제발.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90430.html?_fr=mb3

얼마 전에 퇴근길 붐비는 지하철에서 누군가 사람들을 밀치며 소리를 지른다. “나! 6학년 3반! 재경부 공무원 20년! 월급은 좆같애! 안철수를 대통령으로! 빨갱이 때려잡자!”

그래도 최근 티비 토론을 보면서 임마가 대통령 되는 일은 어지간하면 없겠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통령 정도가 되려면 시대의 운빨과 정치공학만 가지고는 안되는 것 같다. 사람의 크기가 따라주지 않으면 되기도 어렵고, 된다 하더라도 결말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홍준표.

프리덤 코커스. 횃불 freedom caucus: 트럼프케어조차 세금 낭비라고 주장하면서 트럼프케어를 반대해서 무산시킨 주역들.
무슨 KKK 단처럼 멤버 공개를 안하고 자기들끼리 뭉쳐서 지하에서 회의한다고 함
놀랍게도 로고도 있는데, 빨간 색으로 횃불. KKK를 제대로 지향하는 듯. 고깔에 횃불을 떠올려보니,
최근 자유당 로고가 생각남. 로고 유사성과 성향 유사성을 비교해볼 때 어떤 심리적인 근간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듦.

그와 같은 인종이고 같은 한국어를 하며 (정확히 같지는 않다. 경상도어는 항상 힘들다.) 같은 나라에 시민으로 산다는 것 자체도 부끄럽다. 그런데 이런 부류가 대통령 후보라니 자괴감을 넘어 모욕당한 기분을 다스리기 어렵다. 전 세계 극우들이 협연하는 혐오발언을 입으로 쏟아낼 때마다 과연 세계가 진보하는 것인지 괴롭고 좌절스럽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전직 국정원 직원이 만든 가짜 뉴스를 민선 강남구청장이 적폐 노인들이 모여 있는 카톡방에 퍼날랐고, 그녀는 횡령, 배임, 친박단체 불법지원, 불법 선거운동, 허위사실 유포 등의 다양하고 다채로운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증상적인 지위가 있다. 제일 잘사는 동네. 사실 상 정부의 가장 큰 세원. 그걸 기반으로 당당하게 개소리하는 구청장. 국정원이 개입하는 방식. 가짜뉴스 카톡 채널을 이용하거나, 혹은 공영방송, 종편을 이용하는 모양. 그리고 이 모든 걸 행하는 사람의 근본적인 부정부패. 뭘 더하고 뺄것도 없이.

춘천 기차 여행

임신 두 번째 3개월에 접어든 아내는 안정을 찾고 적응하고 있다. 첫 3개월보다 에너지도 넘친다. 마지막 3개월이 되면 힘들어진다고 하니 지금이 기분전환하러 다닐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고 한다. 매일 의무감으로 씹어 삼키는 소고기에 지친 아내도 위로하고 바람도 쐴 겸 해서 일부러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갔다. 미세먼지로 우중충한 나날과 달리 맑고 쾌청한데다가 볕도 좋아서 소풍가는 기분이 두둥실 떠올랐다.

몸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역시 임신한 몸으로 대중교통을 타고 놀러간다는 건 힘든 일이다. 지하철의 임산부 배려석은 머리가 뽀글한 아줌마 아니면 머리와 목이 두껍고 얼굴이 어두운 사내가 차지하고 앉아있다. 큰 맘 먹고 구청에서 받은 임산부 배지를 늘어뜨려보지만 흘긋 보고 갈등의 순간을 넘긴 사람들은 마음을 굳게 먹고 눈을 감는다. 혼자 다닐 때는 문제없던 길이 임신한 아내 손을 잡고는 험준한 모험이 된다. 계단이 그렇게 많고 잠시 잠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그렇게 없는지 몰랐다. 춘천역에 내려서 소양댐 언저리 음식점 거리를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십여분만에 먼지를 가르고 도착한 버스는 이미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앉아 있는 사람들도 모두 중년을 훌쩍 넘긴 노년의 관광객들 뿐이라 배도 아직 남산만하지 않은 젊은(?) 임산부가 쉴 좌석은 기대할 수 없다. 택시를 타고 차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잠시 후회한다.

지난 춘천 방문 때 우리를 감동시켰던 샘밭 막국수와 숯불 닭갈비를 먹으러 간다. 그런데 택시 기사분이 넉살 좋게 이런저런 말을 붙이고 든다. 내심 본인이 소개비를 챙기는 곳을 추천하거나, 먼 거리 음식점이나 관광지를 추천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고개를 든다. 귀를 쫑긋하고 들어보지만 그저 춘천을 정말 좋아하는 토박이 아저씨의 마음 씀씀이가 보인다. 기사분 말씀을 듣고 샘밭을 포기하고 명가 막국수에 갔다. 샘밭 막국수보다 훨씬 담백하고 거친 옛맛을 간직한 곳이다. 마늘과 갖은 양념으로 맛을 뭉쳐버리지 않고 훨씬 담백하고 은근한 맛을 자랑한다. 김치까지 마구 퍼먹었는데도 입 안이 텁텁하지 않고 메밀의 여운이 남는다. 곧바로 두 번째 집으로 걸어간다. 원래 샘밭막국수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한 번에 해결하려고 했으나, 명가 막국수는 닭갈비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춰 확대 재개봉했다는 장호닭갈비로 갔다. 장호 the grill! 이름도 트렌디하고 건물이며 인테리어가 범상치 않다. 커플 세트라는 미명으로 더덕구이, 소금구이, 양념구이, 막국수 1그릇을 세트로 팔고 있다. 이렇게 다 맛보게만드는데 주문할 수 밖에 없다. 바로 조금 전 막국수 한그릇에 감자전을 품고 왔다는 건 이미 잊었다. 그런데 이 집은 그저 실망 뿐이었다. 아직 오픈 이후에 안정이 덜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불이 들어온 뒤 한참뒤에 고기가 나오고, 여전히 화력은 지나치게 강하고 고기는 순식간에 익어서 타들어간다. 적당히 익은 지점을 안내하는 직원도 지나다니지 않는다. 무엇보다 너무 작은 닭을 쓰고 손질한 방법이 별로인지 지난 번 샘밭에서의 감동을 느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뒤이어 나온 막국수는 정말이지 배부르다 핑계가 없었더라면 살짝 분노를 자아낼 정도였다. 부산에서나 먹는 밀면이나 아니면 덜 쫀쫀하게 끊어낸 냉면같은 정체 불명의 면발에 갖은 양념과 깨소금을 들이부은 무더기를 내왔다. 젊은 서울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튜닝한 맛이라고 한다. 단맛과 기름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는게 뭐 그리 중요했다 싶다. 결과적으로 가열찬 투자로 시작한 장호 더 그릴은 막국수가 이런 식이어서는 장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먹었으니 소화시켜야 다음 것을 먹는다는 건 몸으로 체득한 진리다. 소양댐을 거닐고 유람선을 타고 청평사로 가서 막배 시간이 간당간당할때까지 기어올라가서 늦은 봄 산 속의 벗꽃을 누비고 내려온다. 부랴부랴 기차를 타고 왕십리역에서 다시 또 고기를 먹고 늦은 귀가를 했다. 18,000보를 넘게 걸었으니 오자마자 뻗어서 잤다. 그리고 다음 한 주를 내내 골골댔다.

많은 사람들이 임신 소식을 전하면 마음 굳세게 먹고 체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무슨 일이 다가올지 여전히 잘 모르지만, 체력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아무래도 고된 길이 될 것 같다. 힘을 내야겠다.

무서운 홍사장

[단독] 박근혜, 삼성 이재용에게 “손석희 갈아치우라” 외압

홍석현 “대통령으로부터 두 번 외압 받았다” 밝혀… 언론사주가 박근혜로부터 외압 받았다고 공개한 첫 사례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17년 04월 18일 화요일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6298#csidxcf4ef44429e130b9bc09152e9bbc365 

 

놀랍다. 진짜 무서운 집안의 무섭게 똑똑한 분 답다. 이런 수도 둘 수 있구나 싶다. 이 절묘한 한 수로 몇 마리 토끼를 잡아재끼는지 한 번 생각해봤다.

  1. 이재용 구하기: 뇌물이 아니라 겁박당한것 뿐이다.
  2. 정의의 언론사주 코스프레: 아랫것 손석희를 사장에서 앵커로 찍어누르는 건 덤
  3. jtbc 중심으로 참언론 코스프레 에너지 확보: 삼성 광고 다 끊겼다 운운
  4. 듣보잡 탈피 작전: 핵심 이슈에 전략적 발언과 정보 유출로 대중적 인지도와 브랜드 구축. 게다가 유투브에 동영상을 올려??? 헐… 고민 많이 한 티가 난다. 조중동 불러다가 인터뷰했으면 이렇게 젊은 애들이 보지는 않았을 것. 입고 나온 옷 봐라. ㅎㅎㅎㅎ
  5. 마지막으로… 과거 세탁: 탈세로도 고초를 겪으신 분이 나중에는 삼성 비자금 심부름꾼 하던 게 녹음되서 끌려간 주제에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 치른 ‘고초’인양 어이없는 피해자 코스프레…

역시나 댓글을 훑어보니… 재벌치고는 맘에든다부터 눈물나게 고맙다는 말까지 휘황찬란하다. 조중동에 빛나는 그 중앙 사주에 언론과 재벌 유착, 정언유착, 정경유착, 뇌물 전달자로 유명한 그 분이라는 걸 인지부조화하고 있는 것 같다.

차기 정권 가능성이 있는 쪽에 모두 침을 발라 놓는 중이고. 미국 특사와 같이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바도 명확하게 전달한다. 중앙이 그리는 그림이 어떨지 항상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길게 보는 것 같아서 한 편으로는 마음이 놓이고 한 편으로는 모골이 송연하다.

그 동안 중앙, jtbc, 홍씨 일가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담거나 적어나간 흔적들:
설마가 사람잡는다.

 

nice move~ 홍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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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서 문재인과 홍석현을 돌려까는 기사가 나온다. 동의에 백표 던짐.

프레시안: 문재인, ‘촛불 민심’이 홍석현인가?

살아간다는 촉감이 들 때.

오랜만에 평일 저녁 외식을 하러 아내와 나갔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말들을 건냈다. 어느 순간 튀어나온 말들이 내 속의 것들을 뭉쳐서 내려놓고 사라졌다. 그리고 뭉쳐진 속내는 손 끝에 까슬한 촉감을 남기고 코너를 돌아 나가듯이 사라졌다. 내가 내놓은 것이지만 내가 그것을 의지하여 코너의 원심력에 저항할 수 있는, 그런 단단한 뭉치로 느껴졌다. 그 뭉치를 촉감으로 느끼면서 삶의 한 변곡점을 지난 것 아닐까. 코너링이 좋아서 군대도 편한 곳으로 차출되는 세상에서, 인생의 변곡점을 감아나가는 코너링이 알싸하고 기분좋지 않을 수 없다.

계속 읽기 “살아간다는 촉감이 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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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뒤숭숭한 마음에 둘러보던 뉴스에서 발견한 이야기.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것도 어머니들이 모여서 비정규직 이야기를 연극으로 풀어놓는다.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극이지만 구도는 절묘하기 이를 데 없다. 나머지는 연기하는 그네들이 채워줄 것이고.

그네들에게 삶은 어떤 촉감을 줄까. 그런 삶을 겪는 사람들을 줄여가는게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웃음으로 울음을 지울 수 있을까, 아니면 잠시 가릴 수라도 있을까?

‘세월호 어머니’들이 연극을 하고 있다. 스스로 짓누르고, 깨부수고, 뭉개왔던 마음을 되돌아보기 위해 하는 연극, 슬픔이 빽빽하게 들어선 마음에 조그마한 웃음 귀퉁이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하는 그런 연극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4142243005&code=210100#csidx13be97e56570a789312cc950d70dc2f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

893291818x_1.jpg읽은 책 업데이트: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은이) | 김희상 (옮긴이) | 열린책들 | 2017-01-30 | 원제 Warum es die Welt nicht gibt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 능청스럽게도 1+1=2가 아님을 증명하듯이 농반진반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점점 읽어들어갈수록 진짜 철학자들이 서로의 세계관을 부딪히고 돌파하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관전하듯이 흥미진진해진다. 저자가 밀고 있는 ‘새로운 리얼리즘’에 입각한 의미장 위의 존재론은 안내하는 저자의 능청스러움과는 딴판으로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독자의 눈을 트이게 해준다.

요 몇년간, 아니면 대학 졸업 후 거의 15년 훌쩍 넘게 매몰되어 살아온 숨막히는 세계가 빈틈 내보이고, 그 사이로 빛을 내뿜고 있는 느낌이다. 과학적 세계관보다도 훨씬 더 작고 초라한 왜곡된 자본주의의 노예 의미장 속에서 피터지게 경쟁하는 불쌍한 존재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로운 존재가 된다, 새로운 의미장에서.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내 의미장은 무궁무진하다. 가능하고. 그래!!! 이게 철학 책 읽는 맛이지!

사족이지만, 자신이 칸트, 니체, 헤겔을 까도 될 정도가 된다는 자신감은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그야말로 전문가의 세계인걸까? 아니면 서구식 교육의 결과인가? 아버지에게도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남자 노예들은 동시대 주인 행세하는 허위들도 떨쳐내지 못한다. 언제 인류의 발자취들과 싸우며 세계를 진전시킬 수나 있겠는지. 창피하고 부럽다.

 

공각기동대

White washing이라니… 싱크로율 보고도 그런 얘기 할 수 있을까.

솔직히 기대는 많이 안했다. 21세기의 블레이드 러너 정도 되어야 원작의 힘과 아우라에 폐끼치지 않는 정도일 것이다. 그래도 바라마지않는 스칼렛 누님 버전으로 쿠사나기 마코토를 본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가 아닌가! 그렇게 기대를 품고 하남 스타필드에 놀러갔다가 크고 큰 화면을 찾아 영화를 보러 갔다. 그것도 둥둥거리는 소리나 잔인한 장면이 부담스럽다는 임신한 아내를 끌고서. 그리고 결국 중간에 나왔다. 아내가 아무래도 못보겠다고 먼저 나갔고. 나도 곧 뒤따라 나갔다. 이야기의 진전이 거의 없어서 상영시간이 많이 남았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시간은 꽤 흘러 있었다. 다행이다 싶었다. 그 남은 시간 더 봐봤자 나의 소중한 공각기동대 추억만 흐려졌을 것이다.

일본은 역대 최대 흥행 영화 10편 중에 7편인가가 애니메이션인 나라다. 그저 애니메이션을 좋아할 뿐이 아닌거다. 그 많은 관객을 모을 정도로 흥미롭고 상품성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저 블록버스터 영화나 좀 찍어본 미국 코쟁이가 떡 주무르듯이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내공이 부족한 사람들의 산출물이 늘 그렇듯이, 뭐 하나 놓치지 않으려 하고 그래서 남는 것은 다 쥐려고 손 뻗은 아이의 빈 손 뿐이다. 원작 만화책에 극장판 애니만 대여섯편이고 티비 시리즈도 두개인가 하고,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매력적인 패럴랠 월드를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를 그렇게 한 손에 주무르려 하다니 무식한 양놈이 용감하다고 할 밖에 적합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공각기동대 월드를 급하게 정주행 한 사람이 주워섬기듯이 여기저기서 따온 장면들, 애니를 그대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옮겨놓은 장면들, 전혀 다른 맥락에서 여러 시리즈에 등장했던 캐릭터를 섞어 놓는 과감성들. 봐주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스칼렛 형님마저 최후의 볼거리도 거절하는 마당에 무조건 빨리 나오는게 답이었다.

예의를 갖춰 평가한 듀나의 영화감상 일부를 옮겨 놓는다.

새로 짜넣은 이야기는 할리우드 식으로 느끼합니다. 내용은 시로 마사무네와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들보다 [S.A.C.] 텔레비전 시리즈에 살짝 더 가까운데, 기억상실증을 앓는 주인공의 정체성 고민과 사악한 자본주의 대기업에 대한 비판을 손쉽고 감상적인 방식으로 풀고 있어요. 주인공이 수퍼히어로물 주인공인 것처럼 ‘최초의 유일한’ 존재임이 강조되는 것도 영 걸리고. 깊은 고민이 없는 각본입니다.

출처: 듀나의 영화 낙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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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Ex Machina가 자주 떠오른다. 오리지널리티가 이렇게 어렵다.

유황오리진흙구이

백운호수 주변에 있는 온누리장작구이만은 못하지만. 그리고 작년인가 왔을 때보다 조금 못했지만. 프랜차이즈에 별 믿음은 없지만. 각 반마리씩 배가 터지게 먹다. 나름 페어링을 고민한 듯한 달착지근한 와인과 함께 먹으니 꿀맛이다. 즐겁고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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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라와 같은 봄꽃 열기가 순식간에 간다.